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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천혁명 말잔치 속에 재공천된 ''탄돌이''들 ▲

★ 공천혁명 말잔치 속에 재공천된 '탄돌이'들 ▲






통합민주당의 '공천혁명'은 수도권에선 말잔치로 끝났다. 서울
인천 경기의 현역 76명 중 공천을 못 받은 의원은 7명(불출마
2명 포함)에 지나지 않는다. 물갈이 비율 9.2%로 호남 38.7%의
4분의 1도 안 된다. 한나라당의 수도권 공천 탈락률은 민주당의
세 배가 넘는 31.6%다. 숫자로 따지면 공천혁명은 외려
한나라당이 한 셈이다.


민주당은 후보를 바꾸려 해도 하려는 사람이 없었다고 말한다.
지난 10년간 내리 권력을 휘두르면서 그럼 뭘 했다는 것인지
한심하기 짝이 없는 말이다. 수도권에서 이기면 다 이기는
것이고 이곳에서 지면 다 지는 것이 역대 총선의 기록이었다.
이런 승부처 중의 승부처의 공천을 이렇게 해놓고 공천혁명
운운하는 건 쑥스러운 일이다. 민주당의 공천혁명은 전직 대통
령과 그 측근을 잘라내고는 곧 막(幕)을 내려버렸다는 것이
솔직한 평가다.


민주당의 수도권 의원들은 4년 전 탄핵바람을 타고 거저먹기로
당선됐다. 이렇게 의사당에 들어온 탄돌이 초선만 47명에
달했다. 그 47명 중 41명이 이번에 열린우리당에서 민주당으로
옷만 갈아입고 공천받았다. 10명 중 9명꼴로 살아난 셈이어서
민주당의 수도권 공천은 탄돌이 재공천이나 다름없다는
말을 듣게 됐다.


당 공천심사위원회는 초기엔 "싸가지 없는 발언을 한 의원들을
솎아내겠다"고 밝혔다. 그 말대로라면 당과 의회의 질서를
무시한 채 제멋대로의 언행을 한 탄돌이들은 걸러냈어야 한다.
그러나 그 다짐은 현역들이 신인보다 인지도가 높다는 여론조
사 신앙(信仰) 앞에서 헛다짐이 돼버렸다. 인지도가 현역의
4분의 1밖에 안 되는 신인까지 공천을 줬다 해서 뒷말이
나오는 한나라당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궁금한 건 지난 정권의 엉터리 국정 실험에 앞장섰던 탄돌이
들이 이번엔 국민에게 무슨 말로 표를 달라고 할까이다.
대통령의 구령(口令)에 맞춰 '대한민국의 역사는 기회주의가
승리한 역사'라고 충성스럽게 복창(復唱)하고 건국의 공신
(功臣)들을 욕보인 게 바로 이들이었다. 국가보안법 폐지를
비롯한 4대 입법을 무리하게 밀어붙여 나라를 두 동강 낸 것도
이들이었다. 국민이 이들을 어떻게 보았는가는 집권당의 대선
참패로 명확히 드러났다. 오죽 국민이 넌더리를 냈으면 집권
당이 선거를 앞두고 집권당의 간판까지 내려야 했을까.


탄돌이들은 그동안의 잘못을 백배사죄하며 표를 달라할 수도
있고, "잘못한 게 뭐 있는가"라고 다시 고개를 들고 나올
수도 있다. 그 어느 쪽이든 탄돌이들은 자기 주장을 다시
한 번 큰소리로 내세워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