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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宗敎系 촛불 重大 岐路



어느 도시의 아름다운 야경

★ 떠나는 宗敎系…‘촛불’ 重大 岐路 ▲ ◆정의구현사제단 철수·원불교 시국법회 보류





▲ 하루 새 급감한 ‘촛불’ 지난 주말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는 하루 새 그 규모에서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사진 위쪽은 시민사회단체와 종교계·야당 및 노동계 인사·시민 등 경찰 추산 5만명(주최 측 추산 50만명)이 운집한 5일 시위, 아래쪽은 6일 경찰에 의해 원천봉쇄돼 한산한 모습. 김낙중 곽성호기자 >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등 성직자 단체들의 철수와 경찰의 거리점거 시위 원천봉쇄 방침 등으로 2개월 넘게 지속된 촛불시위가 중대 기로를 맞고 있다. 지난 5일 집중 촛불시위가 4대 종단 성직자 단체와 4개 야당 등이 참여,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지만 시위 지도부로선 향후 어떻게 촛불의 동력을 이어갈 것인지 근본적인 난관에 부닥친 것이다. ◆촛불 내부도 논쟁중=6일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주최로 열린 촛불시위에는 500여명 만이 참가했다. 가두시위도 없었고, 불과 3시간여 만에 파했다. 경찰 추산 5만명, 주최측 추산 50만명이 운집했던 전날 시위와는 극명하게 대조됐다. 일요일 저녁이라는 특수성도 있지만, 이는 경찰의 원천봉쇄 방침에 영향받은 바 크다. 경찰이 시위 시작 전부터 서울광장을 차벽과 병력을 동원해 원천봉쇄하는 바람에 시위대가 모이는 것 자체가 어려웠던 것이다. 경찰은 “불법적인 야간 거리점거 시위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계속 견지할 계획이어서, 시위 지도부로선 충돌을 감수하든지 거리시위를 포기하든지 결단해야 할 상황이다. 꺼져가던 촛불을 다시 횃불로 만들었던 성직자 단체들의 철수도 새로운 국면을 낳고 있다. 사제단은 6일 “5일 국민승리를 선언하는 뜻 깊은 날을 보내고, 사목 현장으로 돌아가게 됐다”며 촛불시위에서 철수했다. 8일 시국법회를 열기로 했던 원불교측도 법회를 보류하기로 했다. 서울광장에 농성용 천막을 설치했던 개신교와 불교 단체들도 6일 자진 철거했다. 지난달 30일 사제단의 시국미사를 시발점으로 거리로 나섰던 성직자 단체들이 시위 현장에서 물러난 이유는 지난 1주일 간 시위대와 경찰 모두에서 비폭력 기조가 자리를 잡았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종교계의 정치 참여에 대한 사회 일각의 비판도 적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 이상의 정치적 논란을 피하겠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이같은 상황 변화는 시위 지도부 내부의 논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는 게 일관된 입장이지만, 이미 미국산 쇠고기가 유통되는 상황에서 ‘전면 재협상’ 주장은 비현실적이며 오히려 미국산 쇠고기 불매 운동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불발에 그쳤지만, 5일 국민대책회의 지도부가 청와대에 5대 요구사항 전달을 시도했던 것도 이같은 환경 변화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대책회의는 7일 오후 회의를 열고 내부 방침을 정리할 예정이다. ◆촛불 지속될 가능성 상존=다가오는 정치적 일정들은 그러나 계속해서 촛불이 타오를 가능성을 보여준다. 오는 9일 전국농민회총연맹 주최로 대규모 농민대회가 예정돼 있고, 12일엔 다시집중 촛불시위가 열린다. 5일 시위처럼 대규모 주말시위가 계속될 경우 8월초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방한, 8·15 기념행사로까지 연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성진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