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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연애시절이나 신혼때와 같은
달콤함만을 바라고 있는 남녀에게 우리 속담은
첫사랑 삼년은 개도 산다고 충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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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사랑이 개의 사랑과 달라지는 것은
결국 삼년이 지나고부터인데
우리의 속담은 기나긴 자기수행과 같은
그 과정을 절묘하게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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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살 줄은 멋 모르고 살고
스무 줄은 아기자기하게 살고
서른 줄은 눈 코뜰 새 없어 살고
마흔 줄은 서로 못 버려서 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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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 줄은 서로가 가여워서 살고
예순 줄은 서로 고마워서 살고
일흔 줄은 등 긁어주는 맛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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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철 모르는 시절부터 남녀가 맺어져
살아가는 인생길을 이처럼 명확하고
실감나게 표현할 수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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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고 볶으며 지내며 소 닭보듯이,
닭 소 보듯이 지나쳐 버리기 일쑤이고
서로가 웬수 같은데 어느날 머리칼이
희끗해진 걸 보니 불현 듯 가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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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서로 굽은 등을 내보일 때쯤이면
철없고 무심했던 지난날을 용케 견디어준
서로가 눈물나게 고마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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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지상에 머물날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쭈글쭈글해진 살을 서로 긁어주고 있노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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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팽했던 피부로도 알수 없었던 남녀의
사랑이기보다 평화로운 슬픔이랄까, 자비심이랄까?
그런것들에 가슴이 뭉클해지고
인생의 무상함을 느끼게 한다
- 좋은 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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