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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섬 이어도 (離於島)

김만조 2012. 5. 27. 19:56







전설의 섬 이어도(離於島)

이어도 종합해상과학기지를 찾아
'긴긴 세월 동안 섬은 늘 거기 있어왔다.

그러나 섬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섬을 본 사람은 모두가 섬으로

가버렸기 때문이었다….'

이청준의 소설 「이어도」의 서두는

이렇게 시작한다.

제주도 사람들에게 이어도는 살아서는 못가는 섬..

그러나 한번 가면 못 돌아오는

환상과 애증이 사무친 곳이다.


엄밀히 말하면 이어도는 섬이 아니다.

이어도는 우리나라 최남단 마라도에서

남서방향으로 149Km,

동중국해 중앙에 있는 수중암초로 해저 제4광구에 있는

우리나라 대륙붕의 일부이기도 하다.

근간에는 '파랑도'로 불리기도 한다.

전설에 의하면 이 섬을 보면 돌아올 수 없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먼 옛날에 이곳에와서 조업을 하다 파도가

10미터 이상이 되면 이섬이 보였고,

당시 어선으로는 그런 높은 파도에서

무사히 돌아갈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3차원 입체그림
수면아래 잠자는 이어도의 모습은

가장 얕은 곳은 해수면 밑 약 4.6미터까지 돌출해 있으며,

수심 40미터를 기준으로 할 경우

남북으로 약 600미터, 동서로 약 750미터로,

면적이 약 11만 5천평에 이르며

정상부를 기준으로 남쪽과 동쪽은 급경사를,

북쪽과 서쪽은 비교적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잠자는 이어도의 모습을

세상에 드러낸 것이 '이어도 종합해양과학기지'이다.

1995년부터 공사비 1백78억원을 포함한

2백12억언을 들인 결과 8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인공섬으로 물 속에 잠겨 있는

이어도에 철구조물을 세워 만들었다.

30여종의 최첨단 관측장비가 실시간 해상정보를

무궁화 2호위성을 통해

안산에 위치한 한국해양연구원 운영상황실로

24시간 전송되며, 실제로 한반도를 통과하는

태풍의 경로상에 위치한 과학기지로 인해

남해안 도착 10시간 이전에 태풍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얻어 대형 재난에 대비할 수 있는 것이다.


기지내부는 8명이 2주간 외부의 지원 없이

숙식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추어져 있고,

헬기이착륙장과 각종 구조장비도 갖춰져 있어

인근에는 조업하는 어선들의 조난사고시

중요한 수색, 구난의 전진기지 역할도 하고 있다.


9월 19일 일요일 오후, 제주비행장에서

제주해양경찰서 항공대 969호 펜더 헬기를 타고

이어도 향했다.

한시간 정도를 비행한 후에야

중국과 우리나라 과도수역에서 조업중인

대규모 중국어선 선단사이로 철골구조물이 보이기 시작했다.

헬기이착륙장에 정확히 쓰인 '해양과학기지'라는

한글과 태극기... 그리고 기지 주변에서

해상경비중인 해양경찰 3002함의 모습....

이어도의 전설을 지키려는 양 당당하게 물살을 가르며

조국의 시설물앞에 버티고 있었다.

전설속의 수호신의 모습이 저러했으리라

이어도 정상 주변의 물흐름은 약간의 소용돌이와 함께

기묘한 움직임을 보였다.

핼가 바다 밑 바위섬에 부딪치기 때문이다.

그 옛날 남편이 타고 있는 고기잡이 배를 수도 없이

집어삼켜 제주 여인들이 죽은 뒤에나 가는 섬으로

믿게 만든 실체 였다.

헬기에서 바라본 모습과 달리 실제 착륙 이후에

밟아본 과학기지는 웅장했다.

높이는 수면으로부터 36m 정도로 15층 건물과

맞먹었고 연면적은 4백여평에 달했다.

아쉽게도 상주하는 인원이 없어 이것저것 이어도에서의

생활상에 대해 알아볼 수가 없었지만,

관측장비들은 쉴새없이 작동하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이 기지는

중국·일본과 해양영역의 확대와 배타적 권리 주장면에서

유리한 위치에 올라설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이어도는

중국 통타오(童島)로부터 북동쪽으로 약 247km,

일본 도리시마(鳥島)에서 서쪽으로 276km,

우리나라 마라도 남서방으로 약 149km 떨어져 있다.


이어도 해양과학기지에는

혹시라도 기지 위로 올라와

고가의 장비를 훔쳐갈 가능성으로 인해 감시카메라와

초음파 센서 등 감시시스템이 가동,

사람이 기지에 접근시

중국어 등 4개 국어로 경고방송이 흘러나온다.

보트접안시설에서 기지로 올라오는 길목에

자동사다리를 설치,

무인운영시 위층으로 붙여 쉽게 올라가지 못하도록 했다.


그러한 자구책에도 불구하고 인근에서

조업하는 외국어선들의 표적이 될 뿐아니라

여러 위험성이 상존하는 만큼

우리 해양경찰 경비함정의 순찰이 없어서는 안된다.

이번 촬영에서 3000톤급 경비함정인

제주해양경찰서 3002함은

그 위용으로 든든한 해양과학기지의 수호자

역할을 충분히 하는 모습을 담을수 있었다.


지금 이시간에도 육지와 150km나 떨어진 망망대해에

건설된 인공섬 해양과학기지의 경비를

담당하고 있을 해양경찰 함정요원들의 안전을 기원하면서........ .............


해양경찰청 윤일수 기자